Hacker News

Jean-Pierre Serre is 100 years old today

장-피에르 세르(Jean-Pierre Serre), 오늘 100세가 되다 — 현대 수학의 형태를 만든 거장의 발자취

Fields Medal(1954)과 제1회 Abel Prize(2003)를 모두 수상한 프랑스 수학자 장-피에르 세르가 100세를 맞았습니다. St Andrews 대학의 수학사 아카이브가 정리한 그의 전기는 스펙트럴 수열(spectral sequence)을 호모토피 이론에 적용해 수학의 지형을 바꾼 업적과, '수학은 선반에 물건을 올려놓는 일'이라는 그 특유의 철학을 생생한 인용과 함께 담고 있습니다.

본문

프랑스 남부 바주(Bages) 출신의 약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장-피에르 세르는 올해로 100세가 되었습니다. St Andrews 대학의 MacTutor 수학사 아카이브가 정리한 이 전기는 단순한 연보 나열이 아니라, 세르 자신의 인터뷰 인용을 곳곳에 배치해 한 수학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약사 어머니의 미적분학 책에서 시작된 수학

세르의 어머니 아델(Adele Diet)은 몽펠리에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하면서 '재미로' 미적분학 강의를 수강했고, 그때 산 교재를 버리지 않고 보관해 두었습니다. 세르는 14~15세 무렵 이 책들을 들춰보며 미분, 적분, 급수를 독학했는데, 본인의 표현으로는 '순전히 형식적인 방식으로, 말하자면 오일러 스타일로' 배웠다고 합니다. 그는 엡실론-델타 엄밀성을 '좋아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했다'고 회고합니다. 기숙사에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그들을 달래기 위해 상급생의 수학 숙제를 대신 해주었고, 그는 이것조차 '나쁘지 않은 훈련이었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수학으로 생계를 꾸릴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고교 교사가 될 생각이었으나, 19세에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ENS) 입학 경쟁 시험에 합격한 뒤 연구 수학자의 길을 선택합니다.

스펙트럴 수열과 호모토피 군 — Fields Medal까지

1948~49년 앙리 카르탕(Henri Cartan)의 세미나에 참석한 세르는 당시 수학계의 최전선 — 쉬발레(Chevalley), 디외도네(Dieudonne), 슈바르츠(Schwartz), 베유(Weil), 그리고 동료 학생 그로텐디크(Grothendieck)와 교류합니다. 지도교수 카르탕은 연구 주제를 주지 않고 학생이 스스로 찾게 한 뒤 도와주는 방식이었는데, 세르는 르레(Jean Leray)의 섬유 공간과 스펙트럴 수열 이론이 생각보다 훨씬 넓은 상황에 적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호모토피 군(homotopy groups)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1951년 그는 스펙트럴 수열을 섬유화(fibration)의 섬유·전체 공간·밑 공간의 호몰로지 군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 적용했고, 이를 통해 공간의 호몰로지 군과 호모토피 군 사이의 근본적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구의 호모토피 군에 관한 중요한 결과들을 증명했습니다. 이 'Serre spectral sequence'는 위상수학자들에게 스펙트럴 수열의 중요성을 각인시켰고, 그는 이 업적과 층(sheaf)을 이용한 복소함수 이론 발전으로 1954년 국제수학자대회에서 Fields Medal을 수상합니다.

열쇠 꾸러미로 문을 열다 — 세르의 문제 접근법

'영감(inspiration)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 세르는 이렇게 답합니다. '정리와 이론은 재미있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때로는 기존 증명에 만족하지 못해서 다른 상황에도 적용 가능한 더 나은 증명을 찾는 거죠.' 그는 1953년경 Riemann-Roch 정리를 'Euler-Poincare 공식'으로 보고 대수곡선에 대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증명했는데, 1차원에서 2차원으로 넘어가는 데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회고합니다. 6개월 뒤 히르체부르흐(Hirzebruch)가 일반 결과를 완성했습니다. 그의 요점은 정면 돌파가 아니라 '손에 열쇠 꾸러미를 들고 여러 문에 대보는 것'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수학은 창고의 선반 — 아내를 위해 쓴 책

세르는 수학을 '선반이 가득한 큰 창고'에 비유합니다. 수학자는 선반에 물건을 올려놓고 그것이 참임을 보증하며 사용법을 설명하고, 다른 과학이 필요한 것을 가져가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양자화학을 연구하던 아내 조지안(Josiane)이 대칭군의 선형 표현이 필요했지만 기존 서적들의 표기가 서툴렀고, 세르는 아내의 필요에 맞는 글을 써서 책 'Linear Representations of Finite Groups'으로 출판했습니다. 그는 이를 '수학자로서,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1995년 그는 저술의 탁월함으로 Steele Prize를 받았고, 2003년에는 '위상수학, 대수기하, 수론 등 여러 수학 분야에 현대적 형태를 부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초대 Abel Prize를 수상했습니다. 오슬로 시상식에서 그는 분필과 칠판이라는 구식 방식으로 노트 없이 강의해 '달인 해설가'의 명성을 입증했습니다.

Hacker News 반응

  • @einpoklum — 인용문이 곁들여진 수학자 전기 사이트가 마음에 든다며, 특히 아내의 양자화학 연구를 위해 선형 표현론 책을 쓰고 그것을 '남편으로서의 의무'라고 표현한 대목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 @jey — '엡실론과 델타를 좋아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했다'는 세르의 고백에 공감하며, 자신도 그 형식주의 때문에 무언가 놓치고 있다고 느꼈고 입문 미적분학 수업 때문에 몇 년간 수학에 흥미를 잃었다고 고백합니다.
  • @robotpepi — 다만 세르가 이후 과도하게 형식적인 스타일로 유명한 Bourbaki에 참여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 @bananaflag — 교수가 전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Bourbaki 스타일이 학생에게 너무 어렵다고 세르에게 불평하자 '우리는 그 책들을 학생을 위해 쓴 게 아니다. 연구자들이 기본 결과들의 증명을 편하게 참고하도록 쓴 것'이라고 세르가 답했다고 합니다.
  • @zahlman — 그렇다면 엡실론-델타 방식 말고도 합리적인 엄밀성을 유지하면서 이 개념들을 설명할 대안이 무엇인지 질문합니다.

원문: MacTutor History of Mathematics (St Andrews) / 번역·요약: Traw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