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CB is brought to you by Fable 5
이 PCB는 Fable 5가 만들었습니다 — 도구를 만지지 않고 영어 문장만으로 설계한 E-ink 개발 보드
PCB 설계 지식이 없는 개발자가 AI 모델 Fable 5에 영어 설명만으로 RP2350 기반 E-ink 개발 보드의 설계를 전부 맡긴 실험기입니다. 패키지 오류와 미완성 자동 라우팅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JLCPCB에서 5장 130유로에 조립 주문한 보드가 실제로 동작했습니다. AI가 하드웨어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면서도 성취감과 검증 책임이라는 숙제를 남긴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주제
본문
PCB 설계 지식이 없는 저자가 Fable 5(글 안에서 Claude와 혼용되는 모델명)에게 영어 문장만으로 개발 보드 설계를 전부 맡기고, JLCPCB에 주문까지 넣어 실제로 동작하는 보드를 받아든 실험기입니다. 저자는 몇 년간 간단한 PCB를 직접 설계해보고 싶었지만 계속 미뤄왔고, 이전에 Claude Opus 4.8으로 '바이브 생성'을 시도했다가 부품 방향도 라우팅도 엉망인 결과를 받고 '아직 이 도구들은 준비가 안 됐다'고 체념했었다고 밝힙니다. 그러다 Fable 5가 등장했고, 주간 사용량 리셋을 앞둔 목요일 밤에 마지막 시도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실험 규칙과 결과물
저자는 두 가지 규칙을 세웠습니다. 보드를 수동으로 수정하거나 검증하지 않을 것, 그리고 제조 전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Fable이 해결할 것. 즉 자신은 설계에 관여하지 않는 '최종 고객' 역할만 맡고 지갑은 Fable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프롬프트는 E-ink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수 있는 RP2350 기반 개발 보드라는 짧은 설명이 전부였고, Fable은 몇 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작업해 설계를 완성했습니다. 결과물은 31.8×37.32mm 크기의 4레이어 보드로, RP2350A MCU, 1.54인치 200×200 E-ink 디스플레이, 8MB QSPI 플래시를 탑재했으며 보드당 비용은 26유로였습니다.
오류와 라우팅 과정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동료가 확인해보라고 한 DRC(Design Rule Checking) 오류가 초기 설계에 65개 있었고, 저자는 규칙에 따라 오류가 있다는 사실만 Fable에 알렸습니다. 부품 선정은 대체로 훌륭했지만 두 가지 패키지 실수가 있었습니다. SPI 플래시로 고른 W25Q128JVS는 SOIC-8 와이드 패키지인데 패드는 SOP-8용으로 설계돼 칩이 패드보다 컸고, E-ink 드라이버의 부스트 컨버터를 스위칭하는 트랜지스터는 반대로 패드보다 작은 패키지가 선택됐습니다. Fable은 SOP-8 패키지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지만 LCSC 라이브러리에서 찾을 수 없어 최종적으로 P25Q64SH로 합의했습니다. 라우팅도 흥미로운데, 65개 풋프린트·54개 넷·118개 미연결 선이 있던 설계에서 오픈소스 Freerouting이 2분간 17패스를 돌려 69개만 연결하고 49개를 남긴 채 정체됐으며, 나머지는 Claude가 직접 배선했습니다. 주문 후 동료가 알려준 KiCadRoutingTools는 1.25초 만에 전체 연결을 문제없이 라우팅했다고 합니다.
주문과 실물 검증
저자는 PCB 제조사에 주문해본 적이 없어 복잡할 것이라 망설였지만, Fable이 JLCPCB 제출용 파일을 준비하고 주문 화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까지 안내해줬다고 합니다. 일부 부품이 없어 몇 차례 조정 끝에 완전 조립된 보드 5장을 130유로에 주문했고, E-ink 디스플레이는 현지 상점에서 별도 구매했습니다. 보드 도착 후 과거에 Framework의 USB 모듈을 여러 번 망가뜨린 경험 때문에 3V3과 접지 사이 쇼트를 먼저 확인했고, 이상이 없어 연결했더니 보드가 정상 인식됐습니다. 이후 작성한 PoC 앱들도 모두 잘 동작했고, 특히 전원을 꺼도 이미지가 유지되는 E-ink 사진 앨범이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이라고 합니다.
소감과 다음 프로젝트
저자는 기분을 '대단하면서도 애매하다'고 표현합니다. PCB 지식 없이 영어로 원하는 보드를 설명하고 파일을 해외로 보내 실물을 받는 가능성 자체는 무한하지만, 배움과 고생에서 오는 성취감은 느끼지 못했다고 솔직히 말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불편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YOLO가 불가능하므로 꼼꼼히 리뷰하며 자신의 입력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지만, 취미 프로젝트는 계속 YOLO 방식으로 빠르게 만들겠다고 합니다. 언젠가 JLCPCB나 PCBWAY에 아이디어와 스케치를 던지면 이틀 뒤 보드가 배송되는 채팅창이 생기길 바란다며, 차기 프로젝트로 Fable 5.1과 KiCad, KiCadRoutingTools를 조합해 NVIDIA Jetson Orin Nano 기반 태블릿을 만들고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Hacker News 반응
- @smalltorch — 매우 멋지네요! 이 커스텀 보드에 얼마를 쓰셨는지 공개해줄 수 있나요?
- @Cyan488 — "완전 조립된 보드 5장에 130유로를 냈고 E-ink 디스플레이는 현지 상점에서 주문했다" — 몇 년 전 거의 동일한 프로젝트 보드를 만들었는데 이 정도면 맞는 가격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자체는 130유로에 포함이 아닌 것 같고, 사양과 공급처에 따라 가격 편차가 꽤 큽니다.
- @ac29 — 지난 주말 JLCPCB에 더 크고 약간 더 복잡한 보드를 보냈는데 부품과 조립 포함 5장에 175달러였습니다. 배송비, 관세(아야), 판매세로 100달러 정도가 더 붙었습니다.
- @Cyan488 — 거의 동일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봤기에 필요한 복잡도를 아는 입장에서 성공한 게 놀랍지 않습니다. AI는 정말로 하한선을 올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간단한 취미 설계조차 손이 닿지 않았지만 이제 저자의 말대로 "세부를 몰라도 YOLO로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경험이 없으면 XKCD: Tasks처럼 '간단한 회로'의 장막을 우연히 찢어버리기 쉽습니다. 글 끝의 차기 프로젝트 예고를 보면 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확신이 안 섭니다. 그 보드는 아마 복잡도가 두 자릿수는 더...
- @ramesh31 — 제가 본 거의 모든 에이전트 주도 소프트웨어와 같은 범주로 보입니다. 즉 "경험 없는 사람이 이걸 했다는 건 놀랍지만, 그 자체로는 전혀 흥미롭지 않다"는 것이죠. AI가 차세대 TSMC 노드 레이아웃을 할 때 연락 주세요.
원문: a6mzero.com / 번역·요약: Trawling